[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지난 2016년 수주절벽으로 작년과 올해 보릿고개를 맞이하고 있는 조선업계에 수주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누적수주액 1조원을 돌파했다. 현대중공업은 1분기까지 올해 수주목표액 50% 달성을 내다보고 있다.
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세계 경기 회복과 환경규제 강화, 국제유가 상승 등의 이유로 국제 해운사의 발주물량이 늘어나고 있다. 업계에서는 3년 만에 전 세계 수주량이 인도량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월 말 기준 총 15척(11억 달러)을 수주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2척을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선박의 가격을 척당 8천400만달러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달 쿠웨이트 국영선사 'KOTC'사(社)와 8만4천㎥급 LPG운반선 3척을 2억2천만 달러에 수주했다.
해외선주로부터 현대중공업의 컨테이너선, LNG운반선 발주설이 흘러나오며 수주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현대중공업 측은 오는 3월 말까지 총 74척(60억 달러)을 수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극심한 수주난을 겪던 2016년(64척)의 실적을 불과 석 달 만에 넘어서는 수치다.
삼성중공업도 단숨에 1조원 규모의 선박을 수주하면서 올해 수주 목표 82억 달러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8일 아시아 지역 선주로부터 1만2천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8척을 약 8천200억원에 수주했다. 이는 올해 수주목표액(77억달러)의 12% 규모다.
삼성중공업은 LNG선과 컨테이너선 등의 운반선뿐 아니라 해양플랜트 분야에서도 수주 회복을 예상하고 있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지난 23일 올해 업황 개선으로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수주전망치를 82억 달러로 상향하기도 했다.
대우조선해양도 상황은 비슷하다. 올해 LNG운반선 4척과 초대형원유운반선 3척, 특수선 1척 등 총 8척(10.2억 달러) 상당의 선박을 수주해 올해 누적 수주금액 1조원을 돌파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날 유럽 선주로부터 초대형원유운반선 (VLCC) 3척을 수주했다.
앞서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6일에도 미주지역 선주로부터 LNG운반선 2척을 수주한 바 있다. 선박의 총 계약규모는 약 4천억원으로 옥포조선소에서 건조돼 2020년 상반기까지 선주 측에 인도될 예정이다.
다만 철강업계의 후판가격 상승세는 조선업계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후판은 두께 6mm 이상의 철판으로 선박 제조원가에서 10~20%를 차지한다. 철광석 등의 원자재 도입 가격이 오르자 철강업체들이 체력을 갖추지 못한 조선업체를 상대로 후판 가격 인상을 압박하는 상황이다.
아울러 수주 증가에 따른 기대와는 달리 신용평가업계에서는 여전히 우려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지난 2014년 이후 국내 조선사(대우조선해양 CCC0, 삼성중공업 BBB+, 현대중공업 A-)의 신용등급을 지속 강등해왔다. 현재 조선업 등급전망은 '부정적'을 부여하고 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이날 "시황의 회복 조짐과 친환경 규제 등으로 인해 올해 추가 수주에 대한 전망이 밝다"면서 "후판 가격이 인상될 경우 조선업계는 선가를 올려 대응해 피해를 최소화하고 최대한 수주물량을 확보해 올해 보릿고개를 버티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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