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의 땅' 찾아 떠난 TV홈쇼핑, 해외사업 철수 줄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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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오쇼핑 선두…"적자투성이 법인 접고 내실 강화 목표"

[아이뉴스24 윤지혜기자] '기회의 땅'을 찾아 해외시장으로 눈 돌렸던 국내 TV홈쇼핑사가 해외사업을 잇따라 철수 중이다. 한두 곳을 제외하곤 대부분 '적자투성이'였던 만큼 선택과 집중을 통해 내실을 키우고 영업 손실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TV홈쇼핑업계 1·2위인 GS홈쇼핑과 CJ오쇼핑이 해외사업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특히 업계 최초로 중국 상해에 '동방CJ' 홈쇼핑 사업을 론칭하며 해외사업에 나섰던 CJ오쇼핑의 행보가 가장 두드러진다. CJ오쇼핑은 인도법인을 철수한 데 이어 ▲중국 광동성(남방CJ) ▲일본(CJ프라임쇼핑) ▲터키(MCJ)법인에 대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인도를 포함해 총 9개국 11개 지역에서 진행했던 해외사업 중 36%를 정리하게 된 셈이다.

지난달 CJ오쇼핑은 인도 합작법인 숍CJ의 지분 전량(50%)을 현지 TV홈쇼핑 1위 업체 '홈숍18'에 양도했다. 대가로 홈숍18의 지분 12.5%를 취득했으나 사실상 인도시장 철수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숍CJ는 2014년 104억원, 2015년 191억원, 2016년 263억원, 올 상반기 11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GS홈쇼핑 역시 터키사업 청산에 들어갔다. GS홈쇼핑은 아시아와 유럽·중동을 잇는 지정학적 이점에 주목해 지난 2012년 터키 미디어그룹 MNG와 손잡고 터키시장에 진출했다. MNG의 2개 계열사 (Radyo·Sanal)에 지분 15%를 각각 투자해 이듬해 홈쇼핑 채널 MNG숍을 개국했으나 수년간 당기순손실만 거듭했다.

문제는 해외법인 대부분이 이 같은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올 상반기만 해도 GS홈쇼핑의 7개 해외법인(태국·베트남·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케이만제도·키프러스·러시아) 모두 마이너스 성장해 총 140억원의 반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CJ오쇼핑 해외법인은 중국 상하이 지역의 동방CJ(449억원)와 베트남 지역의 SCJ(6억원), 필리핀지역의 ACJ(1억원) 제외하고 모두 반기순손실을 냈다.

현대홈쇼핑 역시 해외사업에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현대홈쇼핑은 약 135억원을 투자한 중국 사업이 지난해 4월부터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중국법인 '현대가유홈쇼핑'의 현지 합작사인 가유홈쇼핑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면서 가유홈쇼핑이 돌연 현대가유홈쇼핑의 방송송출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앞서 현대홈쇼핑은 2003년 초반에도 중국 광저우의 훙야홈쇼핑 지분 30%를 30억원에 인수하며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가 사업 부진으로 3년 만에 철수한 바 있다.

◆업계, '돈 먹는 하마' 지적에도 '해외사업 무용론' 경계

지난해까지만 해도 TV홈쇼핑사들은 침체된 국내 홈쇼핑 시장을 떠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앞 다퉈 해외시장에 진출했다. 그러나 현지 정부의 규제와 국내와 다른 소비문화 등으로 각종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해외사업은 골칫덩이로 전락했다. 일각에서는 '해외사업=돈 먹는 하마'라는 인식까지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해외사업을 진행하는 방식이 달라진 것 뿐"이라며 해외사업 무용론을 경계하고 있다. 과거 진출지역을 늘리며 외형을 확장하는 데 골몰했다면 현재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아직까진 미미하지만 유의미한 성과를 내는 해외법인도 있다고 덧붙였다.

GS홈쇼핑 관계자는 "모바일 쇼핑이 급격히 성장한 데다, TV 시청인구도 줄면서 해외사업이 힘들어진 건 사실"이라면서도 "베트남사업은 올 상반기에 4천400만원의 반기순손익을 내는 등 순항 중이다. 현재 진행 중인 구조조정도 해외사업 철수보다는 시너지를 높이는 쪽에 방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CJ오쇼핑 관계자 역시 "중국에서도 남방CJ를 제외한 동방CJ와 천천CJ는 매출이 잘 나오고 있기 때문에 4개 법인을 제외한 추가 철수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오히려 내년부터는 신흥시장 대신 북미·유럽 등 구매력을 갖춘 선진 시장으로의 의미 있는 진출을 본격적으로 모색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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