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 뼈
연극인 체육대회에 참석했다.
운동과는 담 쌓았는데 유일하게 내가 출전한 종목,
닭싸움
몇 초도 지나지 않아 상대방의 무릎이
나의 육중한 몸을 헹가래쳤다.
몸은 공중부양한 후, 잠시 뒤 수직낙하!
다음 날, 일어나니 엉덩이뼈가 욱신욱신.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아.
엉덩이뼈에 맨소래담을 발랐더니
발정한 강아지마냥 후끈후끈.
반나절 내내 이리저리 날뛰다 겨우 잠잠.
그동안 뭐했나.
나이가 순발력과 지구력을 갉아먹었나.
그동안 숨쉬기 운동만 했네.
여태껏 엉덩이 평수만 늘렸네.
정말 아프다.
엉덩이살에 묻혀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이 작은 뼈.
김이율(dioniso1@hanmail.net)
「잘 지내고 있다는 거짓말」, 「가슴이 시키는 일」 등의 베스트셀러를 펴냈으며 현재는 <김이율 작가의 책쓰기 드림스쿨>에서 책을 펴내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글쓰기 수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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