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기자] 대기업들이 외부 벤처기업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유망한 아이디어의 실제 사업화를 돕기도 하고, 초기 벤처기업들에게 금전적·경험적 지원을 하는 등 육성을 아끼지 않는다.
대기업은 외부 벤처기업의 성장을 적극적으로 보조함으로써 이들과 상호 시너지 효과를 내고자 한다. 장래 발전 가능성이 높은 아이디어 및 벤처기업을 지속적으로 후원해 유망한 아이디어의 실제 사업화를 이끈다. 이후 이들과의 협력을 통해 기업 내 부족한 부분을 채우거나 신사업 관련 기술 발굴 등을 용이하게 하는 등, 중·장기적으로 대기업 스스로의 성장도 추구한다.
포스코는 벤처 지원 프로그램 '아이디어 마켓 플레이스'를 지난 2011년부터 시작했다. 청년들을 대상으로 각종 신사업 아이디어를 공모한다.
비즈니스 모델을 수립해 아이디어를 사업화하고, 이를 기반에 두고 실제 벤처기업을 설립한다. 이후에도 초기 정착 단계 기간 동안 총괄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과정에서 10주 동안의 멤버십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이후 공개 전시회를 통해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투자자들에게 공개적으로 소개할 기회도 가진다. 지난 6월에는 최종 선정된 10개 벤처기업이 참가한 공개 행사가 열렸다.
현재까지 총 13차례 진행되는 과정에서 142개 회사가 발굴됐고, 이들 회사에 총 574명이 고용됐다. 포스코는 이 중 63개사에 96억원을 직접 투자했고, 이들 중 37개 기업은 외부 투자자들로부터 2차 연계투자 및 R&D 지원금 938억 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연결했다.
포스코는 또 중기청 TIPS 프로그램(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 운영사로써 아이디어 마켓플레이스 투자 벤처기업들이 연구개발(R&D), 마케팅 등에서 정부의 사업운영비를 지원받게 했다.
포스코는 올해부터 포스코와 포스코패밀리의 차세대 먹거리 사업과 연관된 벤처기업을 집중적으로 발굴하기로 했다. 이에 이번 아이디어 마켓 플레이스에서는 미래 기술을 부각한 벤처기업들을 주로 지원 대상으로 선정했다.
특히 선정된 업체 중 한 곳인 카보랩은 기존 3,000℃에서 열처리하던 공정을 1,500℃ 이하에서 성형·열처리가 가능한 인조흑연블록 제조기술을 확보해, 지난해 말부터 포스코켐텍과 함께 인조흑연 기반의 음극재 생산을 하고 있다.
한화S&C의 '드림플러스'는 초기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이들의 해외 진출과 정착을 돕는 지원 프로그램이다. 대표적인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GEP(Global Expansion Program)는 해외 진출을 목표로 하는 스타트업을 선발해, 현지 방문과 미팅을 지원하고 제품의 현지화 ·고도화 기회를 제공한다.
지난 2015년 4월 1기를 뽑은 이후 현재 5기까지 총 27개 스타트업을 선발했으며, 이들에게 총 100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진행했다. 특히 드림플러스는 아시아 및 세계 여러 나라의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와 연합해 체계적으로 스타트업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성과도 있었다. 애니메이션 교육 플랫폼 제작사인 크리에이티브밤은 지난 2016년 7월 중국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장쑤 루이통''과 총 600만위안(한화 10억원) 규모의 한·중 합작 애니메이션 제작 공동투자계약을 체결했다. 또 보안·인증 솔루션 개발사인 센스톤은 지난 4월 일본과 싱가포르에서 ''사용자 직접인증 기술'' 특허권을 획득했다. 우수한 보안성을 인정받은 지표라고 한화 S&C 측은 설명했다.
한편 한화S&C는 지난 2014년부터 드림플러스 ICT 센터를 설립해 사물인터넷(IoT) 등 ICT 기술 기반의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팅을 진행하고 있다. 한화그룹 내에서는 한화생명도 지난 2016년 10월부터 여의도 63빌딩에 핀테크 스타트업을 위한 핀테크센터를 운영 중이다.
롯데그룹은 지난 2016년 초 창업보육 전문법인인 '데액셀러레이터'를 설립하고 대대적인 스타트업 지원활동에 나서고 있다. 그 중심이 되는 프로그램이 엘캠프(L-CAMP)다. 연 2회 모집하는 엘캠프는 초기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창업지원금(최대 5천만원), 사무공간, 법률·회계 분야 등에서의 전문가 자문 등을 6개월 간 제공한다. 현재 14개 팀이 참가하는 엘캠프 3기가 진행 중이며, 총 43개사가 캠프에 참석했다.
롯데액셀러레이터는 '데모데이' 행사를 통해 스타트업들이 다양한 네트워크를 맺고 후속 투자를 받을 기회도 제공한다. 지난해 9월과 올해 4월 개최됐다. 행사를 통해 롯데액셀러레이터 육성 스타트업들은 국내외 벤처캐피탈 및 롯데그룹 신사업 담당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전시부스를 마련하고, 사업 내용을 소개했다. 이 외에 롯데엑셀러레이터는 13개 스타트업에 대한 추가 외부 펀딩을 유치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롯데그룹은 사업적 측면에서 엘캠프 참가팀과 활발히 협력하고 있다. 실제로 엘캠프 1, 2기 29개사 중 대다수가 롯데 계열사와 협업을 진행 및 논의 중이라고 롯데액셀러레이터 관계자는 설명했다.
엘캠프 2기에 참석한 간편 결제 기술 제공 업체인 모비두는 롯데멤버스 엘페이(L.pay)에 음파 결제 시스템을 적용해 롯데슈퍼에 도입했다. 엘캠프 1기로 참석한 남성패션 코디 추천 애플리케이션 운영 업체인 '맵씨' 역시 지난해 8월부터 롯데닷컴에서 서비스를 선보이는 중이다.
SK텔레콤은 지난 2013년부터 ''브라보 리스타트''를 운영하고 있다. ICT 사업 관련 예비 창업가에 창업지원금, 기술개발자금 지원과 창업 인큐베이팅, 기술지원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2016년 10월 5기를 모집했는데, 선정된 팀에게는 2천만원의 지원금과 10개월 동안의 창업 지원 프로그램 이수 기회가 주어지며 전문가 평가를 통해 최대 1억원에 달하는 기술개발 및 사업화 자금도 지급한다. 4기까지 총 46개 업체가 배출됐다. 이들 업체들은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250억원 가량의 매출을 기록하고, 250억원의 누적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SK텔레콤은 이외에도 여러 방식으로 스타트업들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SK텔레콤은 스타트업인 '스파코사'를 통해 로라 기반 위치 추적 단말기인 'Gper'를 출시했다.
SK텔레콤은 '파트너사 지원 프로그램'으로 스파코사와 다방면에서 협력했다. 단말기 개발을 위한 IoT 모듈을 무료로 지원했고, 오픈 테스트 베드에서의 사전 테스트 진행, IoT 플랫폼인 씽플러그 연동 지원 등을 제공했다. 이런 식으로 중소기업·스타트업 등에 기술 지원을 한 것이 1만4천여건에 달한다고 SK텔레콤 측은 설명했다.
해외 전시에 스타트업을 초청해 동반 전시도 한다. 행사 참가 경비도 지원하고, 글로벌 사업자들과의 미팅 연계에도 나선다. 이를 통해 스타트업인 '닷'이 지난해 2월 MWC 2016에서 시각 장애인을 위한 점자 스마트워치를 공개할 수 있었다. MWC 2016 상하이에서는 와이젯, 이지벨 등이 동반 전시 프로그램을 통해 자사의 제품을 전시했다. 이들은 전시회 참여를 계기로 해외 업체들로부터 투자제안과 선주문을 여럿 받았다. 현재까지 약 80개 회사가 동반 전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관련 미래 혁신 기술·서비스 스타트업 육성에 특화된 '크리에이티브 스퀘어'' 프로그램을 지난해 6월 처음 모집했다. 지난달 30일 3기 모집을 마무리했다. 지난 두 차례의 프로그램을 통해 15개의 스타트업이 삼성전자의 지원을 받고 있다. 3기에서는 ''모바일 관련 미래 혁신 기술''을 주제로 인공지능, 증강현실, 센서 기술 등 주로 기술 관련 혁신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을 공모했다.
선발된 스타트업은 팀당 최대 1억원의 개발 지원금과 함께 약 9개월간 우면동에 소재한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에 전용 업무 공간이 마련된다. 여기에 삼성전자 임직원들의 분야별 전문가 멘토링도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는 아직 스타트업 발굴 및 육성 단계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비즈니스 협업 등의 사례는 아직 없다"며 "다만 향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와 스타트업이 서로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비즈니스 파트너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향후 삼성전자는 크리에이티브 스퀘어를 통해 육성된 스타트업들의 결과물에 대한 우선 협상권을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선훈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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