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영수기자] 연극 '이(爾)'와 영화 '왕의 남자'에 관객이 열광하는 것은 공연문화의 전통에서 발굴한 새로운 역사적 사실과 작가의 상상력이 잘 조화를 이뤘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대중문화를 꽃피우기 위해 전통 공연문화를 주목해야 할 이유다.
전통 연희연구 방법론을 연구해온 고(故) 사진실 중앙대학교 전통예술학부 교수의 저작집 '전통연희' 시리즈 총 9권이 출간됐다. "전통은 케케묵은 것이 아니라 켜켜이 쌓인 보물창고"라고 늘 역설해왔던 그는 한국 고전을 바탕으로 새로운 인문학을 정립시키고자 노력했고, 전통연희에 근간을 둔 혁신적인 예술·공연들이 창조되기를 꿈꿨다.
사진실 교수가 오래된 문헌을 탐험하며 찾아낸 '보물창고'는 연극 '이(爾)'로, 다시 영화 '왕의 남자'로 이어졌다. 그토록 복원하길 염원하던 산대(山臺)는 2017년 국립국악원의 '산대희(山臺戱), 만화방창(萬化方暢)' 공연으로 부활한 바 있다.
'전통연희' 시리즈 총 9권 중, 제1권 '한국연극사 연구'는 조선시대의 화극(話劇)을 다룬 석사논문과 조선시대 서울지역의 연극을 다룬 박사논문을 핵심 내용으로 다뤄 우리의 연극을 통시적으로 조망한 책이다. 제2권 '공연문화의 전통 樂·戱·劇'은 악(樂)·희(戱)·극(劇)의 갈래 구분을 통해 한국의 연극사를 혁신적 방법론으로 분석·체계화했다. 제1권과 제2권은 생전에 간행된 것을 다시 다듬어 출간했다.
제3권 '조선시대 공연공간과 공간미학'은 전통연희가 연행되는 공간과 그러한 공간을 통해 표출되는 미학의 성격을 중점적으로 해명했으며, 제4권 '전통연희의 전승과 성장'은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에 걸쳐 전통연희가 어떻게 전승돼 왔고 성장해 갔는가를 통시적으로 조망한 책이다.
제5권 '전통연희의 전승과 근대극'은 조선후기와 근대에 초점을 두고 전통연희가 지속되고 변용되는 측면을 고찰한 책이며, 제6권 '봉래산 솟았으니 해와 달이 한가롭네: 왕실의 연희축제'는 왕실에서 행해진 전통연희를 대중들에게 쉽게 소개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교양서 성격의 책이다.
제7권 '융합형 공연제작실습 교육을 위한 전통연희 매뉴얼'은 예술현장에서 전통연희와 관련된 문화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게 하는 수업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다. 제8권 '융합형 교육을 위한 공연문화유산답사 매뉴얼'은 학부생을 대상으로 한 수업에서 전통연희의 이론적 기초 제공을 목적으로 한다.
마지막 제9권 '전통연희의 재창조를 꿈꾸다'는 전통연희를 현대적으로 재창조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소개한다. 공길, 장생, 박남, 달문, 심용, 추월, 무숙, 박춘재와 연산군, 세조 등 광대와 왕의 이야기, 궁궐공연, 산대놀이, 선유놀음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사진실 지음/태학사,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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