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우선협상자 선정, 낸드 시장 안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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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SK하이닉스엔 괜찮은 사전 포석 긍정적" 평가

[아이뉴스24 이혜경기자] 도시바의 반도체 부문 매각 우선협상 대상자로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이 선정된 가운데, 22일 증권가에서는 이 결과가 낸드 산업에 끼칠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기존 시장을 흔들지 않는 결과란 것이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SK하이닉스에는 썩 괜찮은 포석을 둔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지난 21일 도시바는 이사회를 열고 도시바 메모리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SK하이닉스가 참여한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컨소시엄에는 일본산업혁신기구, 일본정책투자은행, KKR, 베인캐피탈 등이 참여했다. 인수액은 2조1천억엔으로, SK하이닉스는 이 가운데 3천억엔을 투입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시바는 주주총회가 열리는 28일 이전에 정식 계약을 할 전망이다.

증권사들은 이번 선정 결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글로벌 낸드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분위기다.

하나금융투자의 김록호 애널리스트는 "중국 및 대만 진영으로 인수됐다면 새로운 경쟁자 진입이라는 최악의 사태가 나타났을 수 있는데, 이를 피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유진투자증권의 이승우 애널리스트는 "도시바의 올해 메모리 설비투자 계획은 지난해 3천630억엔보다 소폭 줄어든 3천300억엔으로 책정돼 있는 데다 웨스턴디지털과의 갈등 등을 감안할 때, 당장 시장 수급에 큰 변수가 된다거나 업계 구도가 흔들릴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흥국증권의 이민희 애널리스트는 "일본 정부의 고용한정, 기술유출 방지라는 대원칙 아래 우선협상자가 선정된 것 같다"며 "특정 주인 없이 컨소시엄 형태로 나눠 소유하는 형태가 돼 기존 산업경쟁구도에서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장기적 관점으로 볼 때 앞으로 도시바가 공격적인 투자를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제한된 투자 속에서 경쟁력이 점차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산업 공급 측면에서나 한국의 경쟁사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 도시바 통한 사업 기회 가능성 긍정적

컨소시엄에 참여한 SK하이닉스에 대해서도 좋은 영향이 기대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의 도현우 애널리스트는 "컨소시엄 내 지분율로 봤을 때 SK하이닉스가 도시바 메모리에 경영권을 행사하기는 어려워 보이지만, SK하이닉스가 여러 사업 제휴를 추진할 기회는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가 투입할 인수 대금 3천억엔은 최근 SK하이닉스의 1개 분기 영업이익 수준으로, 이 정도 금액을 투입해서 새로운 기회를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낸드 시장 점유율이 4위에 불과한 SK하이닉스에 나쁘지 않은 선택이란 것이다.

하나금융투자의 김 애널리스트 또한 "SK하이닉스가 실질적으로 유의미한 지분을 확보하진 못하겠지만 같이 참여한 주체들도 대부분 투자자 관점이고, 기술 및 생산 측면에서 SK하이닉스와의 협력 여부와 그 정도를 논하기 이른 시점이지만 가능성이 생겼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유진투자증권의 이 애널리스트는 "잠재적 경쟁자들의 진입을 차단하는 효과가 크고, 약점인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에서 기술 협력의 가능성을 마련했다는 점, 그리고 장기적으로 도시바 메모리가 주식시장 상장(IPO)을 추진할 경우 이번 인수에 참여한 재무적 투자자들의 지분을 확보할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그 잠재적 가치가 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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