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일렁이는
참 바쁜 하루였다.
밀린 지하철을 타고
약속 장소에서 사람을 만나고
식사를 하고
오후엔 회의를 하고
잠깐 졸기도 하고
공연을 보고 진하게 술을 마시고
헤어지기 아쉬워 달빛을 탄 자판기 커피도 마시고.
밤바람과 함께 발맞춰 걷다보니 어느새 집까지 왔다.
달님도 졸고 있는 이 밤,
왜 가슴 한부분에 싱크홀 하나가 뚫린 기분일까.
아무리 바삐 움직여도
아무리 사람을 만나도
결국 또 하루가 무너졌다.
그리운 것이 그저 그리움으로 머문 탓일까.
그리움,
그 작은 것이 오늘의 전부보다 더 힘이 센 탓일까.
채울 수 없는 이 마음, 일렁이는 이 마음.
무사히 잠이 들길 바란다.
설령 그렇게 된다고 한들
어찌할 건가 내일은, 또 내일 모레는.
이 몹쓸 사람아,
이 가슴을 찢는 사람아.
김이율(dioniso1@hanmail.net)
「잘 지내고 있다는 거짓말」, 「가슴이 시키는 일」 등의 베스트셀러를 펴냈으며 현재는 <김이율 작가의 책쓰기 드림스쿨>에서 책을 펴내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글쓰기 수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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