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기자] 쿠팡이 2015년에 이어 작년에도 5천억원대 규모의 적자를 냈다. 특히 지난 2015년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10억 달러(당시 한화 1조1천억)를 투자했지만 2년 만에 손 회장의 투자 금액을 모두 날렸다. 이로 인해 쿠팡의 사업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평가도 부정적이다.
쿠팡은 14일 감사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매출액이 1조9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8천억원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2년 전과 비교하면 약 5.5배 증가한 수치다.
또 쿠팡의 매출 총이익은 약 3천9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6배 성장했으나 영업손실은 전년 보다 130억원 더 증가한 5천600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쿠팡은 지난 2015년 매출이 전년대비 222% 늘었지만 적자폭이 350% 증가한 5천470억원을 기록했다.
쿠팡 측은 적자폭이 소폭 늘어난 이유에 대해 물류인프라 구축과 로켓배송 확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쿠팡은 작년까지 축구장 102개 규모(73만m²)의 물류인프라를 구축했고 로켓배송 가능지역을 전국 100%가 되도록 확장했다. 이 중 쿠팡맨 배송지역은 85%를 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했다.
쿠팡 관계자는 "매출 대비 손실비율은 지난해보다 40% 가까이 감소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며 "발생하는 매출로 그동안의 인프라 투자 비용을 회수하기 시작하면서 수익성의 주요 지표로 사용되는 공헌이익 또한 2016년 4분기부터 흑자전환했다"고 말했다.
이어 "쿠팡은 크게 멀리 보고 움직이는 회사로, 결과를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작은 시도보다는 고객에게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거대한 도전을 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대담하게 투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쿠팡의 이 같은 설명에도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특히 적자 규모가 작년보다 더 늘어나면서 쿠팡의 '위기설'에 더욱 불을 지필 것으로 전망된다. 쿠팡은 그동안 '물류센터 구축'과 자체 배송인력인 '쿠팡맨' 채용으로 영업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지만 적자폭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사업성에 대한 시장의 불신을 받고 있는 상태다.
또 최근에는 쿠팡이 수도권 중심의 물류망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로켓배송 축소설'이 퍼진 데다 올 초 쿠팡을 통한 스미싱 피해 논란까지 겹치면서 모바일 순 방문자 수도 3개월 만에 100만명이나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 측은 이를 부정하고 있지만 업계에선 여전히 쿠팡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그동안 외형은 비약적으로 성장하면서 많은 물건을 팔았지만 적자폭이 계속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며 "특히 로켓배송을 시작하며 '계획된 적자'란 말을 처음 사용했으나 이는 적자로 성장을 떠받치는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을 벗어날 시간을 벌기 위해 사용하는 핑계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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