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민경기자] "LG전자 스마트폰을 두 번 연속 쓰시는 분이 흔치 않은데……."
지난 10일 서울 강남역 근처의 한 이동통신사 대리점에서 휴대폰을 바꾸면서 들은 얘기다. 기자는 앞서 LG전자의 G4를 쓰다가 이날 G6로 기종을 변경했다.
이날 판매자의 발언은 그만큼 LG전자 스마트폰을 써 본 사람들은 타사 제품으로 갈아타는 경우가 많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사실 그 말이 조금은 이해가 간다.
개인적으로 G4를 쓰면서 꽤 애를 먹은 편이다. 쓴 지 1년도 안 돼서 기기 전원을 켜면 통신사 로고만 무한 반복되는 '무한부팅' 현상을 겪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메인보드를 갈아야 했다.
화면을 건드리지 않았는데도 제멋대로 화면이 터치되는 '고스트터치' 현상도 생겼다. 이 때문에 애먼 단체 카톡방에 'ㅗ' 같은 민망한 메시지가 저절로 보내지기도 했다. 후면이 가죽으로 처리돼 있어 기기에서 발생하는 열도 좀처럼 빠져나가지 않았다.
사후지원이 부족한 점도 걸렸다. 앞서 옵티머스 뷰3나 G플렉스 등의 기기들이 OS 업데이트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 LG전자는 G4와 V10을 대상으로 OS를 안드로이드7.0으로 업데이트하겠다고 밝혔지만, 당초 이 두 기기는 업데이트 적용 대상이 아니었다. 업데이트 후의 안정성도 보장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6를 구매한 이유는 G4 사용 당시 밝고 선명한 카메라만큼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G6는 후면에 듀얼카메라까지 있으니 더 기대가 됐다. 광각카메라를 사용하면 뒷걸음질하지 않고도 눈 앞에 놓인 현장의 분위기를 한눈에 담을 수 있을 것 같았다.
LG전자가 G4와 G5에서 품질 문제를 크게 겪었으니 이번에는 좀 다르겠지 하는 기대도 있었다. G4 출시 이후 MC사업본부의 적자폭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상황에서 설마 같은 실수를 반복할까 하는 생각이었다.
G6의 초반 흥행세는 심상치 않다. 물론 허수는 있겠지만 예약판매는 8만건을 넘었고, 출시 후 이틀간 3만대를 팔았다. 이 성적이 G5 출시 당시처럼 '반짝'하고 말지, 계속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관건은 실제 사용자들의 피드백이 나오고, 최대 경쟁작인 갤럭시S8이 출시된 이후의 성적이다.
조성진 부회장은 지난 1월 CES가 열릴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스마트폰에서 한 번 성공을 겪으면 스마트폰 사업도 (가전사업처럼) 1등 DNA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 기자가 손에 쥐고 있는 G6가 MC사업본부에 '1등 DNA'를 심을 수 있을 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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