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차액가맹금' 소송 확산

본문 글자 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피자헛 가맹점주들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서 일부 승소 영향
교촌치킨·bhc·배스킨라빈스·롯데슈퍼·롯데프레시 대상 '줄소송'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으로부터 관행으로 받아온 '차액가맹금'을 둘러싼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 피자헛 가맹점주들이 지난해 본사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에서 일부 승소한 이후 예견됐던 일이 현실화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차액가맹금은 가맹본부(본사)가 가맹점 운영을 위해 원·부자재를 공급하면서 적정 도매가격에 마진을 붙여 점주로부터 받는 돈이다. 가맹사업법은 이를 일종의 관례로 보고, 차액가맹금을 수취하기 위해서는 점주들과 합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서울의 한 교촌치킨 매장. 2023.4.3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교촌치킨 매장. 2023.4.3 [사진=연합뉴스]

31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은 지난해 9월 한국피자헛 가맹점주들이 제기한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당시 법원은 "한국피자헛은 2016년부터 2022년까지 가맹점주들로부터 받은 차액가맹금 210억원을 반환하라"고 판시했다.

이 같은 판결 이후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에서 차액가맹금 반환 요구 소송이 확산되고 있다. bhc 점주들도 지난해 소송을 제기했다가 취하했으나, 지난 13일 점주 327명이 다시 소송을 냈다.

교촌치킨 역시 지난 17일 점주 247명이 각 100만원의 차액가맹금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점주들은 가맹계약서에 차액가맹금 관련 내용이 없다고 주장하며, 본사가 합의 없이 이를 받아 부당이득을 챙겼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사 측은 계약서에 '차액가맹금'이라는 단어는 없지만, 계약 체결 전 관련 내용이 포함된 정보공개서를 제공해 점주들에게 충분한 검토 기간을 줬다는 입장이다.

차액가맹금은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널리 사용되는 수익 모델 중 하나다. 본사는 브랜드의 통일성과 품질 유지 등을 위해 필수품목을 본사를 통해 구매하도록 점주들에게 요구할 수 있다. 이때 본사가 받는 유통 마진이 차액가맹금이다. 가맹점 매출액의 일정 비율 또는 일정액을 로열티로 받는 방식보다 필수품목 유통을 통해 마진을 받아 수익을 내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서울의 한 교촌치킨 매장. 2023.4.3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bhc치킨 매장 모습. 2021.12.20 [사진=연합뉴스]

배스킨라빈스를 운영하는 비알코리아와 롯데슈퍼·롯데프레시도 점주들로부터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들은 한국피자헛은 로열티가 아니라 차액가맹금을 받는 다른 브랜드와 상황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한국피자헛은 총수입의 6%를 로열티로 받으면서도 차액가맹금까지 받았고, 법원은 피자헛과 가맹점주 사이에 차액가맹금에 대한 합의가 없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업계는 최근 제기된 소송에서 점주들이 차액가맹금에 대해 알 수 있었는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에는 가맹비를 낮추는 대신 차액가맹금을 받는 형태가 관행적으로 이어져 왔다. 그러나 본사가 필수품목을 일방적으로 지정하고 과도한 비용을 받는다는 점주들의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가맹점 평균 매출 대비 차액가맹금 비율은 4.4%였다. 가맹점 평균 차액가맹금 지급 금액은 2800만원이며, 업종별로는 치킨 프랜차이즈의 비율이 8.2%로 가장 높았다. 이어 커피(6.8%), 제과·제빵(5.5%), 피자(4.2%), 한식(2.7%) 순으로 나타났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공유하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alert

댓글 쓰기 제목 프랜차이즈 '차액가맹금' 소송 확산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댓글 바로가기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AI·반도체 패권경쟁 TIMELINE

중국 선전 화웨이 본사에 위치한 '뉴 ICT 전시홀(New ICT Exhibition Hall)' 전경 [사진=화웨이]


포토 F/O/C/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