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서울 반포동 래미안 퍼스티지 117㎡가 올 들어 55억원에 거래되며 작년 8월 53억원을 넘어선 신고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해 국내외 불확실성 확산하면서 거래 가격이 50억원을 넘어서는 초고가 아파트 거래가격은 요지부동이거나 오히려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매수자와 매도자 간 신경전이 큰 상황이지만 호가는 하락하지 않으며 거래가 급감하는 추세다.
2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20일까지 신고된 반포동 단지 거래는 2건뿐이다. 거래 후 신고기간이 남은 만큼 향후 거래량은 더 늘어날 수 있지만 지난해 12월 26건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거래가 줄었다.
거래가 감소하면서 매물 적체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래미안 원베일리는 21일 기준 410개로 한 달 전보다 26개 늘었고 아크로 리버파크도 276개에서 283개로 늘었다. 2444가구 규모 래미안 퍼스티지도 매물이 296개 쌓였다.
그럼에도 현장에서는 단지 호가에 큰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더 낮은 가격에 집을 사려는 매수 대기자와 향후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내다보는 집주인 사이 희망 가격이 벌어지면서 거래량이 줄었다는 것이다.
래미안 원베일리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A씨는 "집을 사려는 이들은 앞으로 집값이 더 내려갈 것으로 보고 매물 가격대만 꾸준히 확인하고 있다"면서 "반면 집주인들은 지금 혼란이 마무리되면 더 집값이 올라갈 수 있다고 보고 오히려 호가를 올리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래미안 원베일리의 경우 지난해 8월 한강 조망이 가능한 전용 84㎡ 가구가 60억원까지 치솟은 후 비슷한 수준에 호가가 형성됐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등록된 한강뷰 전용 84㎡ 매물 호가는 50억원대 후반~60억원대 초반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일부 가격이 하락한 거래가 나왔지만 현장에서는 해당 매물 모두 한강 조망 유무에 따라 가격이 다른 것으로 풀이했다.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 B씨 또한 "최근 거래된 매물은 한강 조망이 되지 않는 매물이라 가격이 많이 낮았다"면서 "층수나 타입에 따라 가격차가 10억원 이상 벌어지는 만큼 일부 하락거래에도 집주인들은 호가를 유지하는 중"이라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시장에 불확실성이 확산하는 상황에도 초고가 단지 호가가 유지되는 이유는 이미 자금력을 갖춘 수요자가 진입하는 시장인 만큼 대출 금리와 경제 불확실성 등 악재에 둔감하기 때문이다.
이달 거래된 2건 중 한 건인 반포동 래미안 퍼스티지의 경우 이달 전용 117㎡가 55억원에 거래돼 지난해 8월 거래된 53억7000만원을 넘어 신고가를 기록했다. 또 다른 초고가 단지 중 한 곳인 강남구 압구정동 압구정현대 13차 또한 이달 전용 105㎡가 신고가인 50억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국내 정치적 혼란이 심화하고 있는 만큼 서울 외곽에서 시작된 아파트 가격 하락이 어느 수준까지 번질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1월 2주(13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은 약보합세에 머물렀다. 아파트값이 하락한 자치구 또한 신축 입주가 많거나 서울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1월 1주 11곳에서 12곳으로 늘었다. 초고가 단지가 다수 자리한 서초구는 0.02% 상승했지만 전주(0.03%) 대비 상승폭이 줄어 일부 영향을 받는 모양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정국 불안에 더해 향후 부동산 정책 추진 방향이 불확실한 상황"이라면서 "불확실성이 다수 해소되는 하반기까지는 서울에서도 하락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