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경북 의성 등 5개 시·군을 덮친 대형 산불의 발화 원인으로 지목된 실화 피의자 2명에 대한 구속영장이 모두 기각됐다.
대구지방법원 의성지원 공병훈 영장전담판사는 24일, 성묘객 A씨(50대)와 과수원 임차인 B씨(60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 결정을 내렸다.

공 판사는 기각 사유로 “피의자들의 실화를 입증할 주요 증거는 이미 수집되었고, 실화 외 다른 원인이 중첩되어 산림 피해가 확산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의자 행위와 실제 피해 사이의 인과관계에 대해 향후 다툼의 여지가 있으며, 주거 부정이나 도주 및 증거 인멸 우려에 대한 소명도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A씨는 지난달 22일 의성군 안평면에서 조부모 묘지 주변에 자라난 잡목을 불태우려다 산불을 유발한 혐의를, B씨는 같은 날 안계면 한 과수원에서 영농 쓰레기를 소각하다 화재를 확산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불을 붙인 사실을 인정했지만, B씨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번 구속영장 기각으로 두 사람은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를 계속 받게 됐다. 경찰은 수사 전담팀을 구성해 합동 감식, CCTV 분석, 참고인 조사 등 과학적 증거를 통해 혐의 입증에 주력하고 있다.
한편, 이번 산불은 총 149시간 동안 이어지며 헬기 조종사 순직을 포함해 27명의 인명 피해를 냈고, 산림 9만9천여ha를 태우며 전국적으로 큰 충격을 안겼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정밀 조사를 통해 발화 원인과 책임 소재를 밝힌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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