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가 > 매매시세⋯ 15년만에 '역전'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전국 평균 아파트 분양가가 15년 만에 매맷값보다 높아진 '역전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과 서울에서의 3.3㎡ 당 평균 아파트 분양가는 각각 2063만원과 4820만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준으로 평균 아파트 매매시세는 전국 1918만원, 서울 4300만원으로 조사됐다.

분양가가 매매가격보다 전국 145만원, 서울은 520만원 높은 수준이다. 예를 들어 국민평형인 전용면적 85㎡(33평) 기준으로 시세 대비 비교할 경우 분양가 수준이 전국은 5000만원, 서울은 1억7000만원 가량 높다는 의미다.

이는 2009년 이후 15년 만에 평균 분양가격이 평균 매매시세를 역전한 것이다. 전국적으로 17개 시도에서 모두 역전이 일어난 가운데 개별 지역 중 서울의 분양가 매매시세 추월은 2018년 이후 6년 만이다.

2023년 1·3대책을 통해 서울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규제지역이 대부분 해제되면서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도 사실상 자율화된 영향이 컸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본격화된 금리인상과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여파에 따른 조달금리 증가와 급등한 건자재 가격, 인건비, 물류비 등이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분양가 수준도 급격하게 오르기 시작했다.

서울 지역을 기준으로 추세를 살펴보면 2018년에는 분양가가 시세 대비 3.3㎡ 당 50만원정도 비쌌던 반면, 분양가 규제가 심화됐던 2019년 이후에는 분양가가 시세 대비 440만원 더 싸졌다. 이후의 편차(분양가-시세)는 △2020년(-1012만원) △2021년(-1455만원) △2022년(-643만원) △2023년(-504만원) 등으로 2021년 이후 꾸준히 편차를 좁히다가 2024년에는 2018년 이후 6년 만에 역전됐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제주의 아파트 분양가가 일반 매매 시세보다 1245만원이나 비싸 격차가 가장 컸다. 이어 △울산(1096만원) △부산(954만원) △광주(953만원) △경북(858만원) △대구(834만원) △대전(766만원) △강원(666만원) △전남(649만원) △경남(630만원) 순이었다.

부동산R114는 "앞으로도 분양가가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며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공공택지조차 작년 3월과 9월 기본형건축비 정기 고시에서 각각 3.1%, 3.3% 인상에 나서는 등 매년 큰 폭의 인상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정치 혼란에 따른 환율 급등(원화가치 하락)에 따라 해외에서 수입하는 건축자재와 물류비 등도 상승 중이어서 올해도 전국 및 17개 시도 민간택지에서 분양가 상승 흐름은 계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