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웹툰 작가 주호민 씨의 자폐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는 특수교사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구형받았다.
23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검찰은 전날 수원지방법원 형사항소6부(재판장 신우정) 심리로 열린 특수교사 A씨의 아동 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 2심 결심 공판에서 징역 10개월을 구형했다.
이와 함께 A씨에게 취업제한 3년도 명령해 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A씨는 지난 2022년 9월 13일 경기도 용인의 한 초등학교 맞춤 학습반 교실에서 당시 9세였던 주 씨 아들에게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아휴 싫어. 싫어죽겠어. 너 싫다고.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라고 발언하는 등 피해 아동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주 씨 측은 평소와 달리 아들이 불안 증세를 보이자 몰래 녹음기를 들려 학교에 보냈고 이후 녹음 내용을 들은 뒤 A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해당 사안은 지난 2023년 7월 알려졌으며 △몰래 녹음기를 들려 보내 녹취한 점 △'서이초 교사 사건'이 발생한 시기였던 점 △주 씨 아들의 과거 돌발 행동 △A씨에 대한 관계자들의 선처 호소 등으로 인해 주 씨 부부는 거센 여론 질타를 받았다.
재판에서는 '몰래 한 녹음이 증거로 쓰일 수 있는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후 지난해 2월 1일 열린 1심 재판에서 재판부는 '몰래 한 녹음은 증거로 쓰일 수 없다'는 기존 대법원 판례를 뒤집고 A씨에게 벌금 200만원의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
당시 재판부는 자폐성 장애로 인지능력과 표현력이 또래보다 현저히 떨어지는 피해자가 학대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할 능력이 없었던 점, 녹음 외에 피해자 법익을 방어하기 위한 유효·적절한 수단을 강구하기 어려워 보이는 점 등을 들어 주 씨 부부의 '제3자 녹음'을 증거로 인정했다.
이 같은 판결에 검찰과 A씨 측은 쌍방 항소했다.
2심 결심공판에서도 검찰은 "피고인은 특수교사로서 이에 대한 이해도와 전문 지식이 높은 사람이다. 미필적으로나마 학대 고의가 있다고 본다"며 원심 구형량과 같은 징역 10개월을 구형했다.
이에 대해 A씨 측 변호인은 "녹음 말고도 학급 내 다른 아동 학부모와 정보를 공유한다든지 교장, 교감과 상담을 통해 아동 학대 여부를 확인할 방법은 있었다"며 "1심 재판부가 (녹음이) 정당행위에 해당한다는 것(법리)을 무리하게 적용했고, 구체적인 경위를 보면 정당행위로 볼 수도 없다"고 항변했다.
A씨 역시 최후진술을 통해 "불법 녹음의 예외가 인정돼야 한다면 녹음기를 넣기 전 학부모가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고려하고 녹음만이 최후의 자구책이었는지 확인한 후 판결해줬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교직생활 20년을 돌아보면 부끄러운 교사는 아니었다. 1000만 번을 생각해도 전 아동학대범이 아니다"고 호소했다.
A씨에 대한 2심 선고 공판은 내달 18일 오후 3시 30분 진행될 예정이다.
/김동현 기자(rlaehd3657@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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