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소에서 잘 있다" 구속 기로 운명의 날...尹, 직접 나서 정면 승부

[아이뉴스24 김보선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여부가 이르면 18일 결정된다.

현직 대통령이 헌정사상 처음으로 수사기관에 체포된 데 이어 최초로 현직 대통령 신분의 구속 사례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내란 우두머리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는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날 오후 2시 서울서부지법에서 차은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윤 대통령은 전날 밤까지만 해도 출석하지 않고 변호인단이 출석해 구속 여부를 다툴 것으로 보였으나 이날 오전 전격 출석하기로 결정했다. 판사 앞에서 자신의 비상계엄 선포가 국정혼란을 돌파하기 위한 불가피한 통치행위였음을 역설하는 한편, 내란죄에 대한 수사권이 없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불법적으로 체포영장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는 주장을 펴겠다는 각오로 보인다. 이와 함께 본인이 직접 나서 건재함을 보임으로써 지지층을 더욱 결속하겠다는 전략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늦게 또는 19일 새벽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한다면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구속된 사례가 된다. 전·현직을 통틀어서는 역대 5번째로 구속된 대통령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검찰은 노태우·전두환·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이들은 모두 '전직 대통령' 신분으로 수사를 받다가 구속된 뒤 재판에서 유죄가 확정돼 수감됐다.

공수처는 '12·3 비상계엄 사태' 45일 만이자 윤 대통령 체포 이틀 만인 지난 17일 윤 대통령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을 '전형적인 확신범'으로 지칭하며 재범 우려,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 등이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가 서울서부지법에 제출한 150여 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에는 윤 대통령이 범행을 전혀 뉘우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윤 대통령은 계엄 선포 이후 대국민 담화와 자필 편지, 탄핵 심판, 공수처 조사 등에서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줄곧 주장해 왔다.

전날 구속영장이 청구된 직후에도 "저는 구치소에서 잘 있다"며 변호인을 통해 '서울구치소에서 국민께 전하는 편지'를 공개했다.

그는 "대통령 취임사부터 3·1절, 광복절 기념사, 대국민 담화 등 그동안 국민들께 드렸던 말씀을 다시 읽으며 마음을 가다듬고 지나온 국정을 되돌아보고 있다"고 전했다. 또 "많은 국민들께서 추운 거리로 나와 나라를 위해 힘을 모아주고 계시다고 들었다"면서 "국민 여러분의 뜨거운 애국심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할 경우 '옥중 정치'로 이러한 대국민 여론전을 계속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기각된다면 '관저 정치'로 계엄 사태 수사와 탄핵소추가 잘못됐다는 주장을 한층 강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