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데면데면했던 '새아버지'…회사 망하니 '부양료 달라'? [결혼과 이혼]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친양자 입양 후 평생 데면데면하게 지낸 새아버지가 회사 부도 이후 자신에게 부양료를 청구해 황당해하는 여성의 사연이 소개됐다.

지난 10일 YTN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신혼 중 새아버지의 갑작스러운 부양료 청구로 난감해하는 여성 A씨의 사연이 다뤄졌다.

A씨의 어머니는 딸이 중학생이던 무렵 재혼했다. 새아버지 B씨는 A씨를 친자 자격을 얻는 친양자로 입양했지만 언제나 말 한번 걸지 않고 어색한 사이로 지내왔다.

다만 B씨는 A씨에게 금전적 지원은 군말 없이 해줬고, A씨는 대기업 취업에 이어 남자친구를 만나 결혼한다. 그러나 B씨는 상견례 자리에서도 말을 하지 않는 등 데면데면한 사이를 이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B씨의 회사는 부도가 났고, 설상가상 A씨의 어머니도 충격으로 쓰러져 1년 뒤 세상을 떠난다. B씨는 이후 생활이 어렵다며 A씨에게 부양료 청구 소송을 제기한다.

사연을 접한 이채원 법무법인 신세계로 변호사는 "부모가 근로 능력을 상실하여 생활이 어려워진 경우 성년의 자녀에게 부양료 청구 소송을 제기하여 생활비를 받아낼 수 있다"면서도 "다만 이 부양료 청구는 인용을 받기가 좀 상당히 어려운 편이고 적정 액수를 산정하기도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먼저 부모가 자신의 자력 또는 근로에 의해 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운 사정이 필요하고 성년인 자녀가 현재의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경제적인 여유가 있어야 한다"며 "법원은 부모가 근로 능력을 상실했는지 자녀에게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지를 1차적으로 판단한 다음, 평소 부모와 자식 간에 교류가 있었는지 부모가 곤궁에 처하게 된 경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변호사는 부양료 인정과 관련해 "비록 새 아빠가 사랑이나 애정을 보여주지는 않았더라도 A씨가 미성년자일 때 생활비나 양육비 등 물질적인 부분을 여유롭게 제공해 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며 "새아버지가 회사의 파산으로 재기 불가능한 점, 사연자는 대기업에 다니며 경제적으로 좀 형편이 넉넉한 점을 이유로 부양료 청구가 인용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첨언했다.